OKIDOKI의 호주 이야기

사실 호주에 산지 이제 겨우 8개월이 되어 가는 내가 호주 내 한국인에 대해서 잘 안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내가 보고 들은 것, 경험한 것 그리고 호주 현지 뉴스를 통해서 들은 것을 종합하면 어느 정도 윤곽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뉴스 기사를 보자.

호주온라인뉴스는 18일 호주 골드코스트의 최대 건설사업인 8억 5000만불 규모의 77층짜리 주상복합단지 '소울'(Soul) 건설 현장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호주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들의 이날 파업은 지난 14일 값싼 한국인 인력에 밀려 해고당했다고 주장하는 호주인 타일공 9명을 지지하기 위한 것.
이들은 시공회사가 한국인 근로자들의 취업허가 여부 등 이민법상의 지위를 확인키로 한다는 데 합의하고 다음날 작업에 복귀했다. 호주 이민부 직원들은 “한국인 근로자들의 법적 지위를 확인할 때까지 한국인들은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타일 공사를 맡은 회사가 호주인 근로자 9명을 해고하고 한국인 하청업자를 통해 시드니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을 데려오면서 불거졌다.
해고된 호주인 근로자는 “현지인 타일공들은 시간당 40달러를 받지만 한국인 근로자들은 시간당 14달러를 받는다”며 "한국인들의 절반만 취업비자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회사 관계자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호주인보다 2배 일을 해낸다”며 "꼭 일을 더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빨리 일 한다"고 평가했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현지인 근로자의 3분의 1밖에 돈을 못반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불이익에 더해 현지 언론은 “골드코스트에 적어도 120명의 호주인 타일공들이 적으면 시간당 10불을 받는 저임금의 한국인 수입인력에 밀려 실직상태에 있다”고 한국 근로자의 저임금 문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 근로자들 대부분 임시취업 비자로 건설회사와 인력공급 계약을 맺은 피라미드 인력회사에 고용됐다는 점이다.  
이주근로자들은 관련법에 따라 시장임금을 받도록 돼 있지만 한국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해 때론 시간당 8달러의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다.
호 주의 한 건설회사 직원은 “우리 회사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50명의 중국인, 한국인, 필리핀인 고용인들이 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시간당 10달러 미만을 받고 있다”며 “이런 일은 여기에서만 아니라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 근로자들이 통상 호주인 근로자들이 시간당 40달러에 각종 혜택을 받고 하던 일을 10달러도 못 받고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 뉴스는 한국 포탈에도 많이 소개 되었고 저번 주 현지 뉴스에도 자주 나왔던 내용입니다. 이 글을 보면 자칫 한국 사람들이 현지인에 비해서 훨씬 낮은 단가에 일하고 착취를 당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알고 보면 내용이 좀 다르다.
호주의 정상적인 회사는 법정 최저임금 (현재 약 시간 당 16불 선)을 어기면서 일을 주지 않는다. 호주 사회 자체가 한국보다는 훨씬 직업에 대해 관대한 의식을 가진 탓도 있고 기술직(Trade 직)에 대해 어느 정도의 존중감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 모든 현상은 한국인 사장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뜻이다. 한국 업체가 계약을 따내면 상대적으로 언어와 체류 Status 때문에 불리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인들을 착취한다는 뜻이다. 예상하다시피 타일공이나 배관공 등 Trade 직군에 대한 이민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으로 좁아졌다. 결국 이러한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 상당수가 체류 신분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호주에 잠시라도 살아보면 알겠지만 생활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무리 브리즈번이라도 주당 350불 이상은 줘야 제대로 된 집을 구할 수 있다. 한달이면 150만원도 훨씬 넘는 금액이다. 각종 물가며 의료비, 특히 합법적인 체류 신분이 되지 않거나 영주권을 가지지 못한 분들은 최소한의 의료비 혜택도 받지 못한다. 즉, 시간당 10불 근처로 받아서는 생활 자체가 되지 않는다. 시드니는 말할 것도 없다.

결국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한국인 노동자들만 피해를 당하는 셈이다.

비좁은 한인 사회를 들여다보면 자리 잡고 돈좀 있다고 으시대는 사람들 상당수는 이렇게 불쌍한 워홀러나 언어가 되지 않는 이민자들을 착취한 댓가를 가진 셈이다. 돈 버는 행위 자체를 부정하면 안되지만 방법 자체를 비판할 수는 있다. 과연 돈 많이 번 한국 사람 중에 정상적으로 세금 내고 정상적으로 Wage 주며 사업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잠시나마 경험한 곳에서 난 정말로 놀라고 말았다. (Wage, 세금, Super, 고용 관계 등) 특히 고용 관계를 댓가로 수천만원에 비자 장사를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비자를 받는 동안 각종 세금이며, 말도 안되는 임금 착취와 협박(틀어지면 영주권은 날라가니까)은 덤이다.


얘기를 약간 돌려서 한인 사회를 들여다보자. 내가 사는 곳은 한인촌과는 전혀 반대쪽에 위치한 곳이다. 출근 거리상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애들 학교를 가도 한국 아이가 한명도 없을 뿐더러, 동네 쇼핑몰을 가도 아주 가끔 한 명 정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도 교회나 식료품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은 한인촌에 가서 먹거리를 장만한다.
그곳에서 한국 잡지를 하나 골라서 펴 보자. 엄청난 수의 모임(?)에 놀라고 만다. 한인회는 물론이고 학교, 고향, 군대 등등 온갖 모임이란 모임은 다 있다. 정말로 궁금해서 그렇다. 이민까지 와서 끼리끼리 뭉치고 모여야 하는가? 정말로 한인회가 필요한건가?

혹자는 그런다.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한인회가 필요하다고. 정말 그럴까? 호주라는 나라에 살면서 호주인이면 호주인이지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호주라는 나라가 좋아서 살고 있으며 애초부터 이민족으로 구성된 이 나라에서 또다른 줄 긋기를 해서 뭐하려고 하는 것일까? 어려서부터 단일 민족, 배달 민족이라는 말을 귀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서 생긴 현상이라고 이해를 해야 하나, 아니면 끼리끼리 뭉치지 않으면 마음에 안정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여기까지만 해도 참아줄 수 있다. 그러나 한인회를 둘러싼 잡음과 폭력 등은 이미 한국 사회를 넘어 호주 법정으로까지 넘나들고 있다. 무슨 이권이 그리도 많은지 이민와서까지 추태를 부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며칠 전에도 트윗을 했지만 교민 잡지에서 영사관 민원실 직원 구한다는 광고 보고 어이가 없었다. 물론 정부 기관이기 때문에 완전히 한국 식의 고용 규칙을 버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대 놓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도 물론 사진을 요구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꼭 얼굴을 봐야하는 직업이 아니면 나머지는 100% 요구하지 않는다. 가족관계니 국적이니 이런 것을 적는 란도 물론 없다. 나도 시드니 영사관을 방문해봐서 알지만 정말로 민원실에 근무하는 사람이 광고에 적힌 대로 외모며 면허증, 각종 자격증,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이 필요한 것일까? 적어도 이 사회에서 근무할 사람을 뽑는 것이고 이 나라에서 뽑는 것이라면 이 나라의 시스템 중 좋은 점을 배우면 안 되는 것일까?

한인촌도 필요하고 한국 상점도 필요하고 친목도 필요하고 돈 벌기 위한 장사도 필요하다. 모두가 생활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제발 원칙을 지키자. 편 먹기 좀 그만하자. 버려야할 나쁜 습관은 버리고 좋은 것은 배워야 한다. 내야 할 돈은 정당히 내야 하고 줘야 할 임금은 정확히 줘야 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을 착취하지 말자.

하루 빨리 좋은 세상이 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