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PLAN과 관련된 논쟁
호주에 사시는 학부모들 중 홀수 학년에 해당하는 자녀를 두신 분들은 어제 나플란 테스트 결과를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아들과 딸도 5학년과 3학년에 재학중인 관계로 아들은 두번째, 딸은 첫번째 성적표를 받아왔습니다.
나플란을 두고 설왕설래 하는 것은 오래된 뉴스입니다. 그 중 단연 최고는 아마도 찬반 논란일 것입니다. 호주의 무수한 미디어와 온라인에서 지금도 가열찬 논쟁을 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호주의 교육열은 한국과는 사뭇 다릅니다. 물론 이것도 지역에 따라, 부모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또 이민자의 백그라운드에 따라 너무나 다르므로 딱 한마디로 이렇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교육열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보다 많이 쳐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OECD국가의 학업 성취도를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이미 많이 증명된 사항입니다. 물론 이와 관련된 학업 만족도는 또 다른 주제이니 이는 지금은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본문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성장 배경과 직업간 임금 격차가 한국처럼 많이 벌어지지 않으므로 학업에 대한 열정이 크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또한, 성인이 되면 바로 독립하는 문화 탓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면 론을 얻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이 론도 무척 금액이 클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큰 폭으로 인상될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학에 진학하는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한국처럼 반드시 진학해야 하는 명분이 많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호주에서는 그동안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스트레스를 주는 나플란에 대해 끊임없이 폐지 논쟁이 있어 왔습니다.
두 번째 올해 나플란과 관련된 논쟁은 나플란의 4개 영역 중 하나인 Persuasive Writing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Which law or rule would you make better in your view?
신문에 게재된 정확한 문구는 위와 같습니다만, 제 아이들이 말한 내용은 위와는 조금 다른 내용입니다. 어쨌든 논점은 위 질문이 특히 3학년 아이에게는 지나치게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것이 핵심 요지입니다. 그래서 올해 Persuasive Writing 영역에서 0점을 기록하는 학생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사도 있습니다. 기사 본문
마지막으로, 나플란 스코어는 부모의 경제력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글 제일 상단에 있는 신문기사는 8월 21일자 The Australian지에 실린 칼럼입니다. 오늘 동료와 우연히 나플란 얘기를 나누다가 건네 받은 신문에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칼럼에 바로 위에 소개한 Writing performance에 관련된 내용도 있지만 주요한 내용은 바로 부모의 SES(Socio-economic Status)와의 상관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칼럼 대부분의 결론이 그러하지만 이 칼럼 역시 모호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렇다, 하지만 이 역시 이렇게 하면 저렇게 바뀔 수 있다.' 뭐 결론은 이런 식입니다. 하지만 좋은 내용이 많아 간략히 소개해 드립니다.
올해 주요 내용은 라이팅 퍼포먼스의 저하이다 하지만 오래된 논쟁 중 하나는 부모의 SES와 학업 능력과의 상관관계이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나플란 성적과 부모의 SES는 약한 상관 관계를 가진다. 5학년과 7학년 성적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지표는 3학년 성적이며, 상대적으로 부모의 SES와 학교는 약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IQ는 단일 요인으론 학업 능력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이 말이 곧 부모의 사회경제력이 연관성이 낮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언제부터 이러한 영향이 시작되느냐는 것인데 아마도 훨씬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기 때부터 음식, 환경적인 영향, 조기 출산 또는 체중 미달부터 시작해서 각종 육아 교재 부족 등에 영향을 받게 되고, 그만큼 좋은 프리스쿨에 갈 확율도 낮아진다.
문제는 이러한 요인들이 적층적(Cumulative)이고 향후 언어 인지 능력에 더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나쁜 소식은 이러한 차이는 학창 시절 내내 지속된다는 것이고 좋은 소식은 좋은 수학 방법이나 질 높은 교육으로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칼럼의 특징이 그렇지만 결론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셈입니다. 그치만 중요한 점은 분명히 아이들의 학업 능력은 부모의 사회경제력과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고, 부모와 학교가 관심을 기울이는만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