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IDOKI의 호주 이야기

뿌하짜짜님 블로그의 글입니다. 꼭 한번 생각해볼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잘 쓰신 글이네요.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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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얼마를 투자해 왔습니까?
제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고3 학생을 둔 부모는 허리가 휘어진다고 했었습니다. 과외비용이 엄청났죠. 수퍼에서 3일치 장보는데 2만원 정도 들던 시절이었는데 단과학원비가 12만원정도 했었습니다. 요즘은 자녀를 낳는 순간부터 교육비로 허리가 휘어집니다. 네살배기들은 영어유치원으로, 초등학교때는 수학/영어학원이다, 또 부가적으로 피아노, 태권도 등을 배우기도 합니다. 좋다는 학원 다니려면 과목당 월 20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합니다. 이 금액은 중/고교로 올라가며 더욱 올라가게 되는데, 개인과외, 특목고입시등을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 각종 언론에서 제시하는 평균 수강금액을 훌쩍 뛰어넘곤 합니다. 그리고 대학교/대학원을 진학하게 되면 연간 천만원에 달하는 수업료를 내며 2~10년을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또다른 복병이 도사리고 있으니 바로 유학입니다. 미국 대학진학을 위해서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를 준비하는 경우 월 학원비 백만원은 우습게 넘어갑니다. SAT를 마치고 유학을 가게 되면 나에게 맞는 대학 컨설팅부터 학교 등록금, 그리고 현지 생활비까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 들어갑니다. 이렇게 모인 미국내 한국 유학생이 11만명이 넘습니다. 한 해의 한국 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이 65만명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외국에 체류중인 것입니다. 학부,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 한명이 장성할때까지 쏟아붓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게 됩니다.


모 SAT학원의 수강료. 쓰기와 읽기 수업만 받아도 한달에 90여만원을 낸다.
유학생은 얼마를 투자받았을까
한국에서 200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유학을 갔다와 모 대기업에 취직한 C씨의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주산학원과 컴퓨터학원을 다니고, 학교 육성회비와 월 수강료등으로 16만원. 중학교에서 수학과 영어학원을 다니며 32만원의 수강료. 고등학교에서는 수능시험대비 단과학원과 수학과외 등으로 월 130만원. 한국의 대학에서는 연간 610만원의 등록금과 1년간 월 12만원의 영어학원비를 냈으며, 미국 유학 준비과정에서 유학원과 어학원을 다니며 시험 응시료, 원서비 등을 포함 약 400만원, 미국 대학 입학 후 수업료 포함 연간 7천만원의 돈을 쓰고 3년간 대학을 다닌 뒤, 한국의 모 대기업에 취직. 월 300만원 정도를 벌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 대기업이 아닌, 미국에 정착해 한국에 비해 훨씬 높은 연봉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조해 주세요.)

결론적으로, C씨 한명의 대기업 취직을 위해 무려 2억 9천만원의 돈이 들어갔습니다.
의류구입비, 식비를 비롯한 기초생활비, 교육에 필요한 참고서 구입비 등을 모두 제하고 계산해도 저정도입니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현재의 초등학생들에게는 그보다 더 많은 돈이 20대 후반까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했을까
위에서 언급한 C씨의 경우, 월 300여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월지출을 빼고 100만원을 저축한다고 가정해도, 3억원의 손실을 메꾸려면, 승진과 재테크로 인한 득실, 병원비 등의 각종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20년 이상을 일해야만 자신에게 부모가 지출했던 돈만큼을 벌 수 있게 됩니다. 그사이에 우리는 내집마련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하고, 태어날 아이를 위해 또 같은 수준의 돈을 지출해야 합니다. 유학을 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1억여원의 투자금이 발생한 상황이고, 그동안 부모님께서 투자한 돈을 메꾸는데 10년은 족히 걸릴 것입니다. 무언가 속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는지요? 차라리 학교를 가지 않고, 어른이 되었을 때, 그동안 투자받지 않고 아껴둔 돈으로 시골에 땅을 사서 농사를 짓고 펜션 등을 운영하며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편이 백배 나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잡기’식의 사교육. 과연 타당한 것인가?
자녀를 낳고 가장 많이 얻게 되는 정보 루트는 인터넷과 동네의 또래 아줌마들입니다. 그들의 입소문을 통해 우리는 일단 ‘위기의식’부터 주입받습니다. “요즘은 영어를 일찍시작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도 늦는다.”며 4살짜리 아이에게 Amy니 David니 하는 영어 이름부터 지어주고, 한달 100만원이 넘는 영어 유치원에 보냅니다. 제가 어렸던 시절에야 텔레비전과 아파트 뒤 공터가 놀이의 전부였지만, 요즘은 인터넷 속 게임과 각종 웹사이트가 별천지처럼 차려져 아이들을 유혹합니다. 그럼에도 학교가 끝나면 학원이다 뭐다 하며 정작 아이 본인은 관심없어하는 것들에 가두어집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받은 스트레스를 욕으로 풉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욕하는 것 보면 정말 기가 찰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자녀들의 성적에만 관심이 있고, 자녀가 온라인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싼 교육비와 치솟는 물가 때문에 맞벌이하느라 그런 것까지 돌볼 체력적 여유가 되지 않는 것이죠. 아이의 유창한 영어 인사말보다는 욕 한마디 덜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할텐데말이죠.

위기감에 낚이는 우리의 삶
그렇다면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왜 우리는 위기 의식을 느껴야 할까요? 자녀에게 20여년간 1억 혹은 그 이상의 돈을 투자해 대기업 들어가도 또 그들의 자녀를 위해 허리가 휘어지는 삶을 살게 될 것임에도, 마치 그것이 최선의 길인양 또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걸까요? 혹시 우리는 교육업자들에게 현혹되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 아이는 좋은 회사에 취직해야한다 -> 그러려면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 영어실력과 수능 성적이 좋아야 한다 -> 영어학원과 수능전문학원을 보낸다 -> 일찍부터 영어,수학을 준비하는 추세에 있으므로 뒤쳐지면 안된다 -> 초등학교때부터 영어와 수학을 배운다 -> 요즘은 누구나 초등학교때부터 수학과 영어를 배운다 ->유아기때부터 영어를 가르친다.



결국 우리는 ‘학원을 다녀야 나중에 중산층정도는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그렇게 맞추어진 시스템 속에서 끊임없이 각종 교육기관에 엄청난 돈을 보험료 납부하듯 지불하며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과연 정상일까요? 자녀를 위해 적게는 20대 중반, 많게는 30대 후반까지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서 고작 초봉 실수령액이 월 200~300만원 정도인 대기업 월급쟁이를 만들고 나서 안심하는 기묘한 시스템. 외국도 이렇게 하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자녀들은 감사하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투자를 받은 자녀들이 그 시간들을 즐기고 감사하며 유년시절을 보내는가 입니다.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영어유치원에 등원하며 대학 입시때까지 반강제적인 교육으로 20년을 넘게 보내고 있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그 시간들은 즐거운 기억으로 남게 될까요? 유일하게 학원을 2시간 이상 다녔었던 고등학교 3년간만 생각해도 저는 몸서리쳐지게 싫은데 말이죠. 아무 걱정없이 학교 다녀와서 매일같이 친구들과 공터에서 놀다가 엄마가 저녁먹으라고 창너머로 부르시는 시절의 기억이 없는 어린이들. 뭔가 불쌍합니다.

이런 궁금증 속에서 기성 교육 시스템을 포기하고 창조적인 학습. 대안교육을 찾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안 교육에 대해서 미국의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참고문헌
1. 한국일보 :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0611/h2006111920255881030.htm 2. 입시백과사전 : http://school78.tistory.com/187
3. 프린스턴리뷰 어학원 : http://www.tpr.co.kr/
인터뷰에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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